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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글로벌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색色, 네 개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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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DPS (192.♡.122.1) 작성일15-10-27 20:01 조회1,7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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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글로벌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색色, 네 개의 욕망>
 
 
 
2014년 새해, 아름다운 다큐멘터리가 우리 앞에 선보여졌다. 방송 전 TV를 통해 보여진 짧은 예고편만으로도 강렬하고 화려한 영상으로 눈길을 확 사로잡았던 <색, 네 개의 욕망>은 '색'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된 ‘욕망’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날로 발전하는 영상기술과 함께 선명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에 대한 우리들의 기대심을 만족스럽게 채워줄 수 있는 소재로 ‘색’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색, 네 개의 욕망>은 이처럼 현재의 Issue와 Needs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는 작품이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인간은 보는 만큼 욕망합니다’라는 내레이션은 이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작품 들여다보기
 
 1. 블루(Blue), 구원의 기도
 ‘파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바로 ‘하늘’이다. 사람들은 하늘의 색인 파랑을 신의 영역으로 여기며, 그 파란색이 자신들을 구원해줄 것이라 믿는다. 2살 때 앓은 수두로 인해 찾아온 시각장애로 하늘을 본 기억도, 색에 대한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남자, 인디고 풀로 파란색 염료를 만들어 힘들게 자신의 가정을 지키는 염료공, 구원을 염원하기 위해 하늘이 가장 파란 시간에 매일매일 산에 오르며 하늘에 더 가까이 닿으려 하는 승려, 목숨을 걸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파랑 염료인 청금석을 캐는 아프가니스탄 광부의 모습을 통해, 구원에 대한 사람들의 간절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 파란색과 함께 보여주며 뭉클함을 전해준다.

 

2. 레드(Red), 불멸의 마법
 ‘열정’, ‘용기’와 같은 강렬한 의미의 단어와 ‘붉은 피’, ‘붉은 입술’ 등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빨강’은 사람들의 ‘불멸’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는 색이다. 파푸아뉴기니의 사냥꾼들이 사냥 전 온 몸에 붉은 색을 칠하고, 함께 사냥을 가는 사냥개의 털에 붉은 색을 칠하는 의식과 네팔에서 신에게 기도를 올릴 때나 결혼을 할 때 이마 한 가운데 붉은 점을 찍는 의식 등의 생경하고 신비로운 문화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미국 유타주 스패니쉬 포크에서 매해 3월 열리는 색의 축제인 홀리 축제, 이탈리아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이브레아에서 매해 2월 열리는 오렌지 축제, 스페인 부욜에서 열리는 70년 전통의 유명한 토마토 축제 현장을 담은 생생한 영상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3. 그린(Green), 소유의 괴물
 사람들은 보통 ‘초록’의 공간에서 안식을 느낀다. 회색 빛 도시에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은 늘 초록빛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록을 신성시하는 나라가 있다면, 공포의 색으로 인지하는 나라도 있다. 성서에 나오는 악마의 얼굴이 초록색인 이유가 겉모습을 그럴싸하게 꾸며 야생동물을 유인해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생각지 못한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땅에서 자라나는 모든 식물이 초록색이듯, 생명의 기운을 품은 색이 초록이기도 하지만, 중세 사람들이 구리의 푸른 녹에서 얻은 녹청색과 독극물인 비소에서 얻은 변색되지 않는 초록색,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야광 초록인 라듐은 인류 최초의 방사능 물질로, 초록색은 생명을 위협하는 색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초록색은 선과 악, 안식과 공포의 이면을 모두 내재한 색이라 이야기한다. 누구나 꿈꾸는 초록이 자연의 상태가 아닌, 인간이 소유하려 집착하면 할수록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현재 인간의 욕망으로 파괴되고 있는 자연에 대한 경고로 느껴지기도 한다.

 
 
4. 화이트(White), 탐미의 가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순결함과 선량함을 상징하는 색인 ‘하양’. 조선의 미인은 눈자위, 치아, 살결이 하얘야 한다는 3白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고, 중세 유럽에서는 남성들조차 가발을 쓰고 밀가루를 뿌려 얼굴을 하얗게 했다. 이러한 아름다운 색인 하양은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는데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하얀 마스크와도 같은 두꺼운 백색 화장으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감춘 게이샤와 하얀 화장을 하고 남성이지만 여성으로 살고 싶은 태국의 레이디보이의 모습을 통해 보여진다. 태어나자마자 무명 배냇저고리를 입고 삶을 시작한 인간은 삶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 모든 욕망을 내려놓은 육신에 다시 하얀 화장을 하고, 무명의 흰색 수의를 입은 채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결국, 하양은 진실할 때 가장 아름답다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우성주 촬영감독이 들려주는 제작과정
 
 <색, 네 개의 욕망>의 중심에는 그 동안 <누들로드>, <차마고도> 등의 훌륭한 다큐멘터리 작품의 촬영을 맡아온, 베테랑 중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우성주 촬영감독이 있다. 그는 어느덧, 올 3월 정년을 앞두고 있으며, <색, 네 개의 욕망>은 그가 KBS 안에서 촬영한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그만큼 우성주 촬영감독은 이번 작품을 여느 때보다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누구보다 열심히 임했다.
 

지난 1월 23일 KBS에서 만난 우성주 촬영감독. <색, 네 개의 욕망>의 촬영을 마치고, 오랜만에 조금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사색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성주 촬영감독은 각각 2부와 3부에 방송되었던 ‘Red’와 ‘Green’편의 촬영을 맡았다. 1부 ‘Blue’편은 지역 방송국 카메라맨 출신인 외부 PD가, 4부 ‘White’편은 KBS 안덕철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아 진행했다. 촬영은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이루어졌는데, 일수로 따져보면 약 70일 정도의 촬영 기간을 거쳤다고 한다.
 
 “연작 다큐멘터리는 특성상 혼자 모든 촬영을 담당할 수 없다. 정해진 제작기간이 있기 때문에 분담해서 촬영을 진행하는데, 내가 맡은 에피소드가 2, 3부이긴 했지만, 1부, 4부에도 내가 촬영한 장면이 곳곳에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티베트에서 Green 에피소드에 맞는 촬영을 진행하다, 그 장소에 생각해두었던 White 에피소드에 맞는 장면이 있으면 그 장면도 함께 촬영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다른 작품보다 곱절은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글로벌대기획’과 같은 큰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은 준비기간으로 약 1년 정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데 반해, 이번 <색, 네 개의 욕망>은 내부적으로 조금 급하게 진행된 프로젝트라 세달 남짓이라는 짧은 준비기간을 가졌고, 그래서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색’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했기 때문에 촬영 전 준비기간도, 촬영을 시작한 후 현장에서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촬영에 필요한 시간적인 요소, 즉 시간대별로 다른 빛을 포착하고, 그 빛과 어우러지는 색을 잘 담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의 마음에 충분히 만족스러울 때까지 기다려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한 나라에 발을 디디면 거의 곧바로 그 곳에서 내릴 수 있는 최상의 선택과 결정을 판단한 후 빠른 시간 안에 신속히 촬영을 진행해야 했다.”
 
 아쉬운 부분은 시간뿐 아니라 예산에도 있었다며, 우성주 촬영감독은 시간과 예산 문제, 이 두 요소는 곧 작품 퀄리티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다큐멘터리 제작에서는 특히나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BBC 같은 경우 다큐멘터리 한 편당 30억 이상의 예산을 가진다며, 그에 비해 우리나라 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예산은 부족한 편이라 그만큼 더 힘들 수 밖에 없는 제작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우성주 촬영감독은 시간과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촬영을 진행하느라 모든 스텝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하며, 하지만 그 정해진 틀 안에서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해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나라의 특이한 문화와 특별한 의미가 담긴 색을 찾다 보니, 연출자, 촬영감독, 오디오감독, 현지 코디까지 총 4명의 최소한의 인원으로 팀을 이루어, 마다가스카르, 파푸아뉴기니,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중국 티베트, 이란 등 그야말로 전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했다. 최소의 인원으로 각지를 돌아다녀야 했기에 장비를 최대한 간소화시켰고, 우성주 촬영감독은 메인 카메라로 기동성과 고유의 화려한 색감을 겸비한 Canon EOS 5D Mark Ⅲ를, 다큐멘터리에서 영상미학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초고속 촬영을 위해서 Sony NEX-FS700을 선택해 사용했다. 또한, 따로 조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은 다큐멘터리 특성상 노출을 충분히 확보해줄 수 있는 EF 렌즈를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Canon EOS 5D Mark Ⅲ가 가진 장점은 Full Frame이라는 요소에 있다고 생각한다. Full Frame Body에서 나오는 풍부한 느낌이 좋다. 촬영 스텝 없이 혼자 EF 렌즈를 사용하다 보니, 포커싱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필름 시절부터 지금까지 축적된 노하우 덕분에 별탈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과 티베트에서 Canon EOS 5D Mark Ⅲ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우성주 촬영감독의 모습
 
 

 그는 Sony NEX-FS700을 사용해 최대 480fps로의 고속촬영을 많이 활용했는데, Sony NEX-FS700의 사용은 로케이션 촬영에 매우 적합한 선택이었다며, 2부 ‘Red’편에 나오는 필리핀의 닭싸움 장면 같은 경우, 장소가 굉장히 어두워 480fps로 고속촬영을 하려면 200mm 렌즈로 촬영해야 그나마 좋은 화질을 얻을 수 있어, 경기 임원진만 착석할 수 있는 곳까지 뚫고 들어가 촬영을 감행하기도 했다.
 
 “400mm 렌즈로 480fps의 고속촬영을 진행하기에는 노출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경기장과 더 가까운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200mm 렌즈로 촬영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곳이 경기 임원진만 착석할 수 있는 곳이라 현지 코디가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촬영감독이 더 나은 영상을 포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직접 경기 관계자에게 부탁했고, 그들은 다행히 부탁을 수락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그나마 볼만한 장면을 구현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다.”
 

우성주 촬영감독은 필리핀의 닭싸움 장면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소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안 된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는 것은 절대 하면 안 되고, 될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영상을 책임지는 촬영감독으로서 좋은 영상을 포기해버리는 무책임한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후배들이 꼭 이러한 부분을 잘 상기해두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우성주 촬영감독은 ‘Red’편에서 아쉬움이 남는 또 다른 장면 중 하나로 티베트 승려들이 불경을 드리는 장면을 꼽았다. 그 역시도 장소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인데, 촬영 자체를 어렵게 허가 받은 상태라 조용히 신속하게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조명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는 당연히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할 수 없이 ASA를 높게 설정하는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고, 결국 ASA 4000으로 촬영을 진행해, 결과물을 보면 화면 번짐 현상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우성주 촬영감독이 화면 번짐 현상 때문에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 티베트 승려들이 불경 드리는 장면. 하지만, 실제로 방송에서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았고, 내용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경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을 이동해 오지로 들어가야 했던 파푸아뉴기니에서의 촬영은 그야말로 이동부터 총체적 난국이었다. 경비행기는 안전을 위해 탑승 인원들의 몸무게는 물론, 가지고 갈 장비들의 무게를 일일이 다 측정했고, 촬영 장비를 가져 가기 위해 다른 짐들은 모두 포기해야 했다. 경비행기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의자들까지 모두 제거해 겨우겨우 목적지로 갈 수 있었다는 것. 한 시간여 동안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우성주 촬영감독은 ‘이곳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 떨어지듯 떨어져 저 아래로 사라지면 정말 아무도 우리를 찾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오로지 좋은 작품을 위해 스텝들은 상상 그 이상의 위험을 감수하며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우성주 촬영감독은 또 하나의 후일담으로, 촬영하며 발톱이 4개가 빠지는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말라리아 모기 때문에 고생한 것들은 말로 다 하기 부족하다며 힘들었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우성주 촬영감독이 타고 이동한 경비행기와 경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본 아득하게 펼쳐진 거대한 자연 풍광

 



 

열악하고 힘든 환경에서의 촬영이었지만, 우성주 촬영감독과 스텝들은 이내 파푸아뉴기니의 순수한 원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미속촬영, 이동 미속촬영 등을 통해 아름다운 영상을 더 많이 담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우성주 촬영감독은 시간 문제로 그냥 돌아서야 했던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특히 별 미속촬영은 주변 빛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촬영이기에 산속 깊숙한 곳이나 상황이 갖춰진 공간에 있을 때에는 촬영을 꼭 진행했다고 전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바오밥 나무 군락지를 촬영했다. 그 장소에서 별 이동 미속촬영을 진행했는데, 그곳이 워낙 오지여서 신변 안전을 위해 현지 경찰을 일정한 보수를 주고 고용해 함께 촬영지로 향했다. 혹시나 모를 소지품 분실 방지를 위해 무거운 배낭을 어깨에 그대로 짊어지고 장비를 설치하고 촬영을 진행해 정말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그곳이 원래 인적이 없는 곳인데, 희한하게 그날따라 트럭이 지나가지를 않나, 트럭이 지나가고 촬영을 하려고 했더니 달이 구름 사이로 나오지를 않나, 전동 슬라이더가 오작동을 하기도 하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상단부터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나무 군락지와 현지 원주민들을 촬영하고 있는 우성주 촬영감독의 모습

 


노을 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바오밥 나무 군락지

 
3부 ‘Green’편에 나오는 별 미속촬영 장면
 
 

 우여곡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현장 촬영에서도 이어진다. <색, 네 개의 욕망>의 연출자인 김종석 PD는 더욱 현장감 있고 다이내믹한 장면의 촬영을 위해 행사차량을 섭외했고, 우성주 촬영감독은 차에 올라타 엄청난 인파의 축제 현장 한가운데를 차로 지나며 촬영을 진행했는데,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카메라를 보자 더욱 장난기가 발동해 토마토를 사정 없이 던져, 스텝들은 물론 카메라는 날아오는 엄청난 양의 토마토를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정말 사정없이 토마토에 얻어맞았다. 카메라를 보호막으로 다 감쌌지만 렌즈 부분이나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부분들은 어쩔 수 없이 토마토 범벅이 되었다. 그 와중에 한 장면이라도 건지려고 렌즈를 닦아가며 촬영을 진행했다. 정말 무슨 정신으로 촬영을 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카메라에 이상은 없었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토마토 범벅이 되어 머무르던 호텔로 돌아갔는데, 호텔 직원들이 로비에서 우리 꼴을 보고 못 들어가게 막아 세웠다. 결국 로비 밖에서 토마토 범벅이 된 옷과 신발 등을 벗고 들어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겪었다.”
 
우성주 촬영감독과 스텝들의 살신성인으로 얻을 수 있었던 박진감 넘치는 스페인 토마토 축제 현장 촬영 장면
 
 

 우성주 촬영감독은 사전조사를 통해 확인했던 이미지와 달리 막상 현장에 가보면 우리가 원했던 그림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곳이 너무나 많아, 그럴 때마다 화도 나고 허무하기도 했다며,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아무래도 이런 상황들이 많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색, 네 개의 욕망>은 정년을 앞둔 시기에 촬영한 작품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촬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 작품 내용에 많이 이끌렸고, 애정이 많았다.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해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과 그 결과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은 안타깝지만, 할 수 있는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 마무리한 작품이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뜻하지 않은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 촬영에서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오랜 경력과 많은 노하우, 깊이 있는 혜안을 모두 갖춘 우성주 촬영감독이 중심을 잘 잡아주었기에 작품의 결과가 좋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란 샤체라 사원에서 촬영하고 있는 우성주 촬영감독
 

 
 <색, 네 개의 욕망>은 좋은 작품을 안방에서 편안히 TV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보는 내내 다양한 장소의 생경한 문화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촬영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은 해볼 수 있었지만, 부족한 시간과 예산으로 시행착오가 빈번했던 열악한 제작 환경이었다는 것은 작품을 보면서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만으로도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영상 전체를 아우르는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져, 한 순간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 중 어쩌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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